들어가며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랜 파트너였던 인물이 처음으로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 있습니다. 2014년 개봉한 '트랜센던스'입니다. '다크 나이트', '인셉션', '인터스텔라' 등 놀란 감독의 대표작들을 촬영해 온 촬영감독 월리 피스터의 감독 데뷔작으로, 조니 뎁과 모건 프리먼이라는 화려한 캐스팅으로 개봉 전부터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 결과물은 기대와 사뭇 달랐는데, 왜 이 작품이 지금까지도 아쉬운 데뷔작으로 회자되는지 다시 정리해 봤습니다.
기본 정보

- 감독: 월리 피스터 (첫 장편 연출작)
- 각본: 잭 파글렌 / 기획: 크리스토퍼 놀런 외
- 주연: 조니 뎁, 레베카 홀, 모건 프리먼
- 장르: 액션, 드라마, SF, 스릴러
- 러닝타임: 119분
- 관람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개봉일: 2014년 4월 18일(미국) / 5월 14일(한국)
- 제작비: 1억 달러
줄거리
인류가 수억 년에 걸쳐 이룬 지적 능력을 뛰어넘고 스스로 자각하는 슈퍼컴퓨터 'PINN'의 완성을 목전에 둔 천재 과학자 윌(조니 뎁)은, 기술의 발전이 곧 인류의 멸망이라고 주장하는 반과학 단체 'RIFT'의 공격을 받아 목숨을 잃게 됩니다. 연인 에블린(레베카 홀)은 윌의 뇌를 컴퓨터에 업로드해 그를 살리는 데 성공하지만, 새로운 힘을 얻은 윌은 온라인에 접속해 자신의 영역을 전 세계로 빠르게 확장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인간의 의식을 기술로 부활시킨다는 설정 자체는 흥미롭지만, 이 영화는 초반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끝까지 설득력 있게 밀고 나가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윌이 점점 인류의 기술 수준을 초월하는 존재로 변모해 가는 과정에서, 정작 이를 견제해야 할 반대 세력이나 일반 대중의 반응은 거의 묘사되지 않은 채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결국 인간적인 감정과 기계적인 판단이 뒤섞인 윌의 내면을 제대로 그려내지 못한 채 결말로 치달으면서, 메시지 전달에 있어 큰 아쉬움을 남긴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등장인물 및 평점
윌 캐스터 역은 조니 뎁 배우가 맡았습니다. 인간에서 인공지능으로 존재가 바뀌어가는 인물을 연기했지만, 캐릭터의 감정선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탓에 연기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에블린 역의 레베카 홀 배우는 연인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갈등하는 인물을 안정적으로 소화했습니다. 윌의 스승 역할인 조셉 태거 역의 모건 프리먼 배우와 정부 요원 부캐넌 역의 킬리언 머피 배우 역시 출연했지만, 두 사람 모두 비중이 지나치게 적어 왜 이런 거물급 배우들을 캐스팅했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평점 면에서 '트랜센던스'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혹평에 가까운 평가를 받은 작품입니다. 로튼토마토 신선도는 20%, 메타크리틱은 42점에 그쳤고, 국내 네이버 평점 역시 기자·평론가 5.96점으로 낮은 편이었습니다. 섬세한 CG로 구현한 영상미 자체는 준수하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스토리상의 허점이 지나치게 많고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되었습니다. 특히 초반에 제시된 떡밥들이 끝까지 해소되지 않은 채 마무리된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꼽힙니다.
국내외 반응
국내에서 '트랜센던스'는 개봉 첫 주말 32만 명, 누적 42만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로 출발했지만, 이후 급격히 흥행이 꺾이며 최종 관객수 69만 6천여 명에 그쳤습니다. 조니 뎁의 전작 '론 레인저'보다는 나은 성적이었지만, 화려한 캐스팅을 감안하면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결과였습니다. 국내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1992년작 '론머맨'이나 국내 웹툰 '덴마'의 한 에피소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신선함보다는 익숙한 설정이라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해외에서의 결과는 더욱 처참했습니다. 1억 달러라는 제작비를 들이고도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2,302만 달러에 그쳐 흥행에 완전히 실패했고, 해외 흥행을 합쳐도 전체 손익분기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이 영화의 실패는 감독 월리 피스터에게 큰 타격을 주었는데, 이후 오랜 동업자였던 크리스토퍼 놀란조차 차기작 '덩케르크'에서 다른 촬영감독과 작업하게 되었고, 결국 피스터는 장편 영화 연출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한 채 TV와 광고 작업으로 활동 영역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조니 뎁 역시 이 작품의 실패 이후로도 '모데카이', '거울 나라의 앨리스' 등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배우 활동에 제동이 걸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총평
'트랜센던스'는 흥미로운 소재를 가지고도 이를 설득력 있게 풀어내지 못한 아쉬운 작품입니다. 인간의 의식을 기술로 확장한다는 설정 자체는 지금 다시 봐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그 이후의 전개가 논리적 허점으로 가득하고 핵심 메시지마저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점이 치명적입니다. 다만 놀란 사단의 첫 감독 데뷔작이 어떻게 실패로 이어졌는지를 살펴보는 사례 연구로서는 여전히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관람 포인트 정리
- 인간의 의식이 기계로 확장되는 설정의 흥미로움과 그 한계 함께 느껴보기
- 모건 프리먼, 킬리언 머피 등 화려하지만 아쉽게 활용된 조연진 살펴보기
- 감독 월리 피스터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되짚어보기
- 비슷한 설정을 다룬 '론머맨', 웹툰 '덴마'와 비교하며 감상해 보기